제3회 노회찬상

노회찬상
라이더유니온

노회찬상을 알고는 있었지만, 저희가 수상하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노회찬 의원님의 생애처럼 우리사회 수많은 ‘투명인간’들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헌신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라이더유니온 전 조합원들과 함께 노회찬 의원님의 격려와 응원의 뜻,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은 노회찬 의원님의 말씀처럼 “구부러진 막대를 펴기 위해 반대편으로 더 구부려야한다”는 지향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배달노동자를 고용하는 플랫폼기업들은 업무배정·보수·평가·계약해지 등 노동조건 전반을 일방적으로 정하고 맘대로 바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업무가 공정하게 배분되는 건지 알 수 없고, 당장 오늘 수입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려우며, 혹시 내가 밉보여 불이익을 받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을 안고 일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기업은 우리를 노동자가 아닌 파트너라 부르고, 정부는 노동자가 아니므로 노동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합니다. 플랫폼 기업 쪽으로 구부러진 막대는 언제 부러질지 알 수 없습니다. 플랫폼 상에 숫자로만 존재하던 노동자 한 명 한 명이 뭉쳐 라이더유니온을 결성한 이유입니다. 조금 막막한 것도 사실입니다. 기업은 수십 만 명의 대체인력을 확보한 상태이고, 알고리즘 뒤에 숨어 노동자를 통제합니다. 전국 방방 곳곳이 일터인 터라 동료를 만나는 일부터 쉽지 않습니다. 

당장 올 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은 무성하고 주변에선 지친 활동가들도 보이는 형편입니다. 이 와중에 노회찬상 수상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리의 일을 더 치열하게 펼쳐갈 힘을 얻게 됩니다. 저희도 의원님 말씀처럼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회찬상 특별상
다큐영화 <너에게 가는 길>

안녕하세요. 연분홍치마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너에게 가는 길>을 연출한 변규리입니다. 

제3회 노회찬상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영화 <너에게 가는 길>이 노회찬상 특별상을 수상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너에게 가는 길>팀을 대표해 이 수상소감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연분홍치마가 제작하고 성소수자부모모임이 제작협력한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성소수자부모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맞이한 두 엄마의 성장서사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영화를 처음 시작하고자 했을 때, 함께 연대한 두 단체는 이 영화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을 관객분들이 알아주셨기에, 배급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그리고 차별금지법제정을 염원하는 시민사회 관객분들의 지지와 응원 속에서 배급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상을 주시는 이유는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을 지지하는 의미를 넘어서서 이 영화의 의미를 알고, 함께 힘을 모아 영화를 열렬히 응원해주고 있는 시민 관객분들의 마음에 지지를 보내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기에 더 뜻깊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님이 17대 국회에서 발의한 차별금지법은 21대 국회에서 장혜영의원이 다시 대표발의 했으나, 여전히 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평등한 삶의 조건을 만들어가기 위한 변화의 첫 걸음으로 차별금지법제정을 강력히 촉구해 왔습니다. 차별금지법은 분명히 제정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에 더 열심히 함께 하라고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늘의 지지를 기억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작품을 만들며 세상과 소통하고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회찬상 특별상
비정규노동자쉼터, 꿀잠

며칠 전, 도심 거리농성장에 설 차례상이 차려졌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인 한화생명설계사, 세종호텔 정리해고노동자, 아시아나케이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장이었습니다. 거리에서 설을 맞이하는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할 터임에도 노동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꽂이 피어났습니다.

꿀잠은 2018년부터 명절에 집에 가지 못하고 농성장에서 지내야 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기 위한 거리의 차례상을 마련해 왔습니다. 꿀잠은 투쟁하는 노동자, 사회활동가들이 잠자고, 밥 먹고, 빨래하는 쉼터의 기능 외에도 교육과 물품지원, 간식나눔, 집회지원 등의 투쟁 지원 외에도 여러 투쟁 공대위에 참여하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의 호흡을 함께 해 왔습니다. 실제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을 만든 주체는 기륭전자비정규직 투쟁을 해왔던 당사자를 비롯해 5년 10년 함께 싸웠던 비정규직노동자와 정리해고투쟁 노동자, 그들과 함께 연대해 왔던 사람들이며, 사회적 연대의 결과물로 꿀잠은 태어났습니다. 꿀잠은 연대 활동을 단지 도우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의 투쟁승리가, 노동해방이 우리 모두의 해방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해방이 나의 해방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멕시코 치아파스의 원주민 여성의 말과 상통합니다. 

코로나 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연대임을 깨닫는 시기입니다. 노회찬 재단에서 꿀잠에 특별상을 주는 것은 코로나19로 집회조차 힘든 탄압 속에서도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이자, 꿀잠이 지향하는 연대의 가치를 드높이자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꿀잠이 최근 재개발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어서 조금 더 힘내 꿋꿋이 자리를 지키라는 응원이라고 여겨집니다. 꿀잠의 활동을 공감해 주시고 따듯한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향해 최선을 다해 활동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