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강태완의 엄마 엥크자르갈(Enkhjargal)입니다.
2월 24일은 아들의 서른 세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아들 유골이 있는 절에 다녀왔어요. 생일인데 내 마음은 무척 슬펐습니다. 살아있을 때 생일은 즐거운데 아들이 죽고 나니 생일이 슬프게 느껴집니다.
왜 태완이에게 이 상을 줄까? 생각해봤어요.
태완이는 자랄 때 대학도 갈 수 없었고 핸드폰도 못 만들고 인터넷, 은행계좌, 카드도 못 만들었어요. 한 마디로 젊은 사람답게 꿈꾸며 살지 못하였어요. 젊은 사람들은 다들 꿈을 꾸는데 우리 아들은 꿈꿀 수가 없었어요. 왜냐면 한가지 이유, 비자가 없었기 때문이예요. 그 한 가지가 없어서 태완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만약 태완이가 그 나이에 맞게 대학을 나오고 직업을 갖고 보통 젊은이처럼 살았다면 이렇게 사고로 죽었을까하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한국에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래서 비자 없이 살게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도 살아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태완이는 늦었지만 비자를 받았고, 대학도 졸업했고, 자동차 회사의 연구원이 되었어요. 산재 사고로 죽지 않았다면 한국 국적도 땄을 거예요. 그런데 태완이가 짧게나마 젊은이답게 꿈을 가지고 살게 해준 정책이 없어진다고 들었어요.
태완이는 죽었어요. 그렇지만 지금도 태완이 같은 아이들이 한국에는 많이 살고 있어요. 앞으로 그 아이들이 태완이가 어릴 때 느꼈던 것처럼 아무런 희망도 꿈도 없이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들은 세상을 떠났지만 저는 남아있습니다. 제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아이들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2011년 8월의 일입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서울 대한문 앞 노상에서 30일째 단식농성을 벌인 당시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고문이 8월 11일 단식을 중단하고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 기나긴 단식투쟁에서는 물론, 회복치료 과정에서도 그는 흐트러짐이 없었고, ‘살맛 나는 세상’,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이루기 위해 자기 역할에 몰두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나갔습니다.
노회찬이 우리 곁에 함께 있다면 지금의 상황을 보고 뭐라고 말할까요. 웃프다 못해 기괴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두고 그가 내뱉을 촌철살인의 말들이 궁금해집니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을 유쾌하게 꼬집으면서도 다시 기운 차리고 일어날 힘을 불어넣는 정치가 노회찬이 그립습니다. 그렇게 위로받고 싶은 그에게 이렇듯 의미 있는 상을 받다니요. 녹색병원이 제6회 노회찬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병원 직원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커다란 응원과 격려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녹색병원은 1980~90년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집단 산업재해 인정투쟁이 진행된 후 원진레이온 직업병 환자들과 시민사회가 함께 만든 전문의료기관입니다. 2013년 서울 면목동에서 문을 연 녹색병원은 산재환자는 물론 일반 환자,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지원, ‘30분 배달제 폐지 캠페인’,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 제공하는 캠페인’,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어 운반노동 시 가중되는 노동 부하를 줄이자는 캠페인’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수많은 병원이 새로 생겨나고 금세 사라지기도 하는 의료현실 속에서 녹색병원은 묵묵히 20여 년간 자기 사명을 실천해 왔습니다. 이제 녹색병원은 <전태일의료센터>를 건립하려 합니다. 노동자를 위한 병원을 만들어 일하다 다치고 병든 사람들의 건강과 그 속에 숨겨진 구조적 안전의 문제를 진단하는 일, 노동자가 몸을 회복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도록 돕는 일, 나아가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덜 아프고 덜 다칠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병원으로서 더욱 큰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이 과업은 노회찬이 생전에 주목해 온 이들, 6411번 첫 버스에 탄 ‘투명인간들’에 대한 연민과 연대의 마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 구로구 가로수공원에서 출발해 강남을 거쳐 운행하는 6411번 버스. 새벽 4시에 출발하는 첫 차와 4시 5분에 출발하는 두 번째 차를 타고 매일 출근하는 이들은 직장인 강남의 빌딩에 출근해야 하는 5~60대 아주머니들입니다. 수많은 직장인이 그 빌딩을 드나들지만, 이들을 의식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아주머니’,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입니다. 한 달에 85만원 받는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녹색병원은 우리사회의 ‘투명인간’, 한국을 실제로 움직이며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수많은 투명인간의 건강과 인간다운을 삶을 지키는 병원이 되겠습니다. 노회찬상이 부여한 무게감을 긍지있게 받아안으며 앞으로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선 노회찬상 특별상을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모기업은 일본기업인 ‘니토덴코’입니다. 2022년 10월 공장에 불이 나자 회사는 한 달 만에 청산을 통보하고 집단 해고했습니다. 니토덴코는 한국정부로부터 50년간 땅도 무상으로 임대받고, 법인세도 감면받았습니다.니토덴코는 같은 혜택을 받으며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또다른 공장을 평택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옵티칼을 청산하면서 물량은 모두 그곳으로 빼돌렸습니다. 니토덴코는 물량만 빼돌리고 우리들의 고용승계는 2년 넘게 외면하고 있습니다.
니토는 해고도 모자라 우리에게 온갖 손배가압류를 걸고 지회 사무실에 물과 전기를 끊고 조합원들의 통장까지 압류하고 집을 경매하는 비인도적인 만행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이는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 유엔의 비지니스와 인권과 같은 국제규범은 물론 니토덴코 스스로 세운 인권경영과도 어긋납니다. 니토덴코는 자국 기업의 국제규범 준수를 요구하는 일본시민들에게 까지 ‘전략적봉쇄소송’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니토덴코가 화재보험금만 챙기고 버린 불탄 구미공장에는 두 여성 조합원이 400일 넘게 고공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시선을 맞추던 故 노회찬 의원님이라면 400일이 넘도록 고공농성을 지켜만 보셨을까요? 새롭게 시작되는 정부는 달라져야 합니다. 노동자가 해고 되지 않는 세상,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차별 받지 않는 세상, 노동자‧민중의 삶이 보장되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2월 7일부터 구미 고공농성장에서 부터 3월 1일 국회까지 희망뚜벅이를 걷습니다. 국회가 고용승계와 외투기업의 먹튀 재발방지에 책임있게 나서길 촉구하며 시민들이 함께 걷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들도 포기 하지 않고 이번 만큼은 외투기업에게 고용의 책임을 묻고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